영화 이야기1 <소공녀>, 미소의 얼굴은 왜 사라졌을까? (2017)가 여타의 청춘 영화와 비교해 굉장히 다른 점은 성장의 플롯이 없다는 점이다. 대개의 청춘 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성장이라는 화두를 상기한다. 그것이 꼭 성숙이나 발전 같은 상승의 의미가 아니어도 말이다. ‘성장’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수반한다. 가령 한국 청춘 영화의 계보를 수놓는 작품들, 하길종의 (1975), 이장호의 (1980), (1983), 배창호의 (1984)은 멜랑콜리한 시대에 조락에 가까운 청춘의 초상을 그리지만 그게 ‘성장’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청춘의 환상이 부서진 자리에 남겨진 생채기는 어떤 식으로든 그들로 하여금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할 것이다. 그들은 사건과 조우했고 알 수 없는 시간을 관통했으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환멸의 세계를 엿본 청춘들은 .. 2022. 6. 30. 이전 1 다음